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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보증원룸 계약시 유의사항

낙성대 굿모닝 2014. 3. 6. 11:32

 

 

 


전세 계약이 줄면서 월세가 늘고 있다. 특히 원룸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고 사는 ‘무보증 월세’가 많다. 그런데 무보증 원룸을 얻을 때는 보증금이 있는 일반 임대차와 달리 세입자들의 주의를 요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증금 대신에 무슨 예치금을 내라고 하는데 나올 때 돌려받을 수 있는가? 보증금이 없으니 전입신고나 등기부 확인도 필요 없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 중도에 나오면 월세 계산은 어떻게 하는가? 만약 월세를 제 날짜에 못 내면 바로 쫓겨 나는가?

한편 집주인의 입장에서도 보증금을 안 받기 때문에 따로 챙겨야 할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월세도 안내고 짐을 남겨둔 채 연락이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하여야 한다.

상담실에 자주하는 질문을 통해서 무보증 원룸 계약 시 유의사항, 그리고 거주 중 문제 발생시 해결 방법 등을 알아본다.

□ 보증금은 없어도 예치금은 있다

 

광진구 화양동 무보증 원룸 50/50만원

 

이런 광고문의 의미를 살펴보자. 보증금은 없고 예치금 50만원에 월세 50만원이라는 의미이다. 세입자가 도시가스, 전기료 등 공과금을 안 내거나 가구 등 시설물을 손상시킬 경우를 대비하여 집주인은 보통 1달 분의 월세를 예치금으로 받는다. 나올 때 밀린 공과금이 없고 시설물에 손상이 없다면 예치금은 그대로 돌려받는다. 월세는 1달 분 선납을 요구한다. 이와같이 무보증이라고 해도 약 2달 분의 월세를 미리 내고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보증금이 없는 임대차도 역시 전입신고와 등기부 확인은 필요하다

 

주택 임대차 보호법은 단지 보증금의 보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1년으로 계약해도 2년까지 살 수 있다.
- 월세 인상 한도 (5%)가 있어 주인이 마음대로 올리지 못한다.
- 만기 시 아무 말없이 지나가면 자동 연장된다. 그러면 다시 2년이 보장된다.
- 집이 팔려 주인이 바뀌어도 만기까지 살 수 있다.

따라서 보증금이 없는 임대차 계약이라도 전입신고는 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확정일자는 받지 않아도 된다.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확정일자가 필요하지만, 무보증 세입자는 받아나올 보증금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기부도 봐야 한다. 계약하는 사람이 과연 소유자가 맞는지, 혹시 경매신청이 없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3~4개월만 살고 나올 경우라면 전입신고나 등기부확인 안 해도 되죠?

 

단기 임대차라면 위에서 살펴본 임대차 보호 내용들이 해당이 없다. 따라서 살 기간이 수개월 정도로 짧은 경우, 전입신고나 등기부 확인은 안 해도 된다.

□ 무보증 단기 임대차 계약 시 세입자가 유의할 점

 

무보증 원룸은 보통 임대차 기간이 짧다. 세입자가 계약할 때 유의할 점을 살펴보자.

1)보일러, 싱크대, 화장실, 조명기구 등 시설물이 제대로 작동하는가?
잠깐 살고 나올 터이니 좀 불편해도 참겠다는 생각은 좋지만, 잘 못하면 나올 때 원상 복구비를 억울하게 물 수도 있다. 입주 시에 시설물 또는 비품의 하자 여부를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2) 관리비 항목과 금액을 확인한다.
월세 이외 추가 부담이 없는지, 관리비는 별도인지, 혹시 주차비∙청소비 등을 따로 받는지 계약 시에 따져봐야 한다.

3) 3개월 이상은 살아야 예치금을 받아나올 수 있다.
무보증원룸 계약 시 임대인이 보통 요구하는 조건이다. 만약 3개월 이내에 나올 예정이라면 미리 임대인과 조율하여 예치금을 받아 나오는 방안을 알아본다.

4)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나와도 남은 월세를 돌려받지 못한다.
따라서 가급적 월 단위 만기일에 나올 날짜를 잡아야 한다. 퇴거 날짜가 이미 정해진 경우라면 마지막 달 월세를 임대인과 미리 조정할 수도 있다.

5) 중개수수료 계산법
예를 들어 3개월 단기간 계약 이라도 중개수수료는 1~2년짜리 계약과 동일하다. 그러나 계약서를 쓰기 전에 미리 중개사와 협의한다면, 단기간 계약임을 참작하여 적절한 감액을 받는 경우가 많다.

□ 월세를 못 내면 바로 퇴거 조치를 당하는가?

 

임차인 입장에서 제일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무보증원룸 계약서에는 일반적으로 “월세를 3일 이상 연체하면 강제 퇴실 조치한다.” 는 취지의 조항이 들어가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받아 둔 보증금이 없기 때문에 기다려 줄 여유가 없으니 바로 나가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계약서에 위와 같은 조항이 있다고 해도, 임대인이 직접 임차인의 짐을 들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도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을 하라는 것이다.

대법원 2005.3.10 선고 2004도341 상고기각
강제집행은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사법권의 한 작용을 이루고 채권자는 국가에 대하여 강제집행권의 발동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법률이 정한 집행기관에 강제집행을 신청하지 않고 채권자가 임의로 강제집행을 하기로 하는 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임차인은 이 판례를 믿고 배째라 식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임대인이 법적 절차를 밟아오면 그때는 단지 밀린 월세뿐 아니라 연체이자, 소송비용 등 손해배상금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 집주인이 유의할 점 - 사람을 잘 보고 들여야 한다

 

이번에는 집주인의 입장에서 무보증원룸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일반 임대차에서는 월세의 약 1년분 정도를 보증금으로 받아 두니까 월세나 관리비 연체가 있어도 어느 정도 기다려 줄 수 있다. 그런데 무보증일 경우, 연체하면 바로 퇴거시킨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어도, 실제로 집행할 수 없다면 참 난처한 일이다. 과연 대책이 없을까? 임대인이 계약시 유의할 점을 정리해본다.

1) 세입자를 잘 보고 들여야 한다.
계약조항에 의지하기 보다는 우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골라서 들여야 한다. 그 첫 단추로서 필자는 세입자의 주민등록 등본을 받아두길 권한다.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보통 주민증을 보지만, 이것으로는 현재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곳을 확인하기는 불충분하다. 주민등록된 주소를 알아야 문제 발생시 법적 절차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입자의 직장이나 부모 또는 친지의 연락처도 받아 두어야 한다. 세입자가 이런 요구를 거부한다면 계약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2) 위약금 조항을 활용한다.
월세나 관리비를 연체하고도 명도를 거부할 경우, 위약금을 부과한다. 이 때는 일수로 계산하여 예컨대 하루에 얼마라고 명시하여 세입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필요가 있다.

한편 제소 전 화해조서를 받아두는 방법도 있다. 이 제도는 계약서의 강제퇴거 조항을 들고 미리 법원에 가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판사 앞에서 합의하는 것으로,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러나 이 제도는, 우선 세입자의 협조가 필요하며, 또한 만만치 않은 소요 비용이나 기간을 고려할 때, 무보증 원룸 단기 임대차에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인덕

이인덕

서울시청 임대차상담위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립대에서 도시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상담실에 접수되는 부동산 분쟁 사례를 통해 그 예방법을 찾는다. 잘못 알고 있는 거래 상식, 법과 어긋나는 거래 관행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사례들을 글로 쓰고 있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을 상대로 계약서 작성 실무 교육도 한다.
저서『나몰라 임대인 배째라 임차인』(부연사) 외 다수